K리그는 단순히 국내 리그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스타들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은 유럽 무대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선수들 중 상당수가 K리그를 거쳐 성장했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유럽에서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K리그 출신 중 유럽 진출 이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대표적인 스타 3인을 선정해, 그들의 커리어 변화와 유럽에서의 플레이 스타일을 비교 분석해보겠습니다.
김민재: K리그 수비수에서 유럽 챔피언으로
김민재는 K리그 전북현대에서 프로 데뷔한 후 빠르게 두각을 나타낸 센터백으로, 특유의 피지컬과 전술 이해도를 바탕으로 리그를 평정했습니다. 전북 시절부터 이미 수비뿐만 아니라 빌드업 능력, 롱패스 정확도로도 주목받았던 그는 곧장 해외 진출을 선택했고, 중국 베이징 궈안을 거쳐 페네르바체, 그리고 이탈리아 명문 나폴리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입했습니다. 그의 나폴리 시절은 단연 인상적이었습니다.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손꼽히며, 2022-23 시즌 리그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활약했습니다. 유럽 빅리그 데뷔 첫 시즌에 리그 정상에 오르는 수비수는 극히 드문 사례이며, 김민재는 그 해 UEFA가 선정한 ‘올해의 팀’ 후보에도 오를 만큼 존재감을 입증했습니다. 이후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또 한 번 커리어를 도약시켰습니다. 데이터상으로도 김민재의 유럽 진출 전후 변화는 뚜렷합니다. K리그 시절 경기당 평균 인터셉트 1.8회, 클리어링 4.2회를 기록했던 그는, 나폴리에서는 인터셉트 수치가 줄어든 대신, 경기당 패스 횟수는 70회를 넘기며 후방 빌드업의 중심 역할로 변모했습니다. 단순한 수비형 수비수가 아닌, 유럽에서 ‘전술 중심 수비수’로 진화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강인: 유소년 스타에서 라리가 플레이메이커로
이강인은 K리그에서 프로 경기를 치른 경험은 없지만, 유소년 시절 인천 유나이티드 산하 팀을 거쳐 스페인 발렌시아로 이적한 ‘한국형 조기 유학’의 대표 사례입니다. 그러나 그가 성장한 방식과 플레이 스타일은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의 영향을 받은 점이 많고, 한국 팬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선수입니다. 발렌시아에서 프로 데뷔한 이강인은 라리가에서 기술적이고 창의적인 미드필더로 주목받았습니다. 왼발 중심의 정밀한 패스, 좁은 공간에서의 드리블 능력, 세트피스 전담자로서의 킥 정확도 등은 어린 나이에도 큰 주목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발렌시아에서의 기회 부족과 전술적 제약 속에서 점차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마요르카로 이적하며 커리어를 리빌딩합니다. 마요르카에서 이강인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팀의 중심 플레이메이커로 자리잡으며, 경기당 키패스 수치가 라리가 전체 미드필더 중 상위권을 기록했고, 2022-23 시즌에는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습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그는 프랑스의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하며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창의형 미드필더로 성장했습니다. K리그와 유럽의 차이는 공간과 시간의 압박인데, 이강인은 이를 무기처럼 활용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선수입니다. 그의 유럽 무대 성공은 단순한 ‘유망주’의 이야기 그 이상이며, 아시아 선수도 기술 축구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황희찬: 멀티 포지션 공격수의 유럽 적응기
황희찬은 포항제철고를 졸업한 뒤 K리그를 거치지 않고 바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진출한 케이스이지만, 프로 무대 진입 전까지 K리그 유소년 시스템에서 다져진 공격수입니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활동량이 많고, 순간적인 폭발력이 뛰어나며, 공격 포지션을 자유롭게 오가는 ‘멀티 포지션 공격수’입니다. 잘츠부르크에서의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전 유럽 축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이후 라이프치히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으로 이적했습니다. 황희찬은 EPL에서도 날카로운 움직임과 공간 침투 능력으로 주전 경쟁에 성공했으며, 팀의 전방 압박 시스템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데이터를 보면 황희찬의 ‘유럽 적응력’은 분명한 수치로 나타납니다. 오스트리아 리그 시절에는 경기당 슈팅 3.2회, 드리블 성공률 55%였던 반면, EPL에서는 슈팅 기회는 줄었지만 성공적인 패스 연계와 위치 선정 수치가 향상되어 ‘효율적인 공격수’로의 전환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윙뿐만 아니라 2선, 스트라이커 역할까지 맡으며 공격 전술의 키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는 더 이상 빠른 발만 가진 돌격형이 아닙니다. 전술적 이해도, 연계 플레이, 공간 창출 등 현대 축구에서 요구하는 거의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유럽형 공격수로 성장한 대표 사례입니다.
결론
K리그 혹은 그 기반 시스템을 거친 선수들은 이제 세계 무대에서 기술, 전술, 멘탈까지 완성된 선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김민재는 수비의 개념을 바꾸고, 이강인은 기술 축구의 중심에 서며, 황희찬은 전술 유연성을 상징합니다. 이들은 단순한 ‘유럽 진출’이 아닌, 각자의 방식으로 유럽 축구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존재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K리그 출신 스타가 등장할까요? 지금 K리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