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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팀 역사 5탄: 포항스틸러스 (출범, 황금기, 세대교체)

by simple-min 2025. 4. 25.

포항스틸러스는 K리그가 출범한 이래 단 한 해도 강팀의 자리를 내려놓지 않은, 한국 프로축구의 대표적 전통 명문 구단이다. 1983년 창단된 포항제철 축구단을 모태로 하며, 산업과 스포츠의 이상적인 결합 모델로 평가받는다. 탄탄한 유소년 육성과 장기적인 전력 구축 전략을 통해 세대교체에 성공해온 팀이자, 국내외 모든 주요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팀이다. 이번 ‘K리그 팀 역사 시리즈’ 5탄에서는 포항스틸러스의 창단부터 K리그, FA컵,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역사와 철학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K리그 팀 역사 5탄: 포항스틸러스 관련 사진

포항제철 축구단의 출범과 K리그 원년 멤버(1983~1996)

포항스틸러스의 시작은 1983년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창단한 '포항제철 축구단'이다. 한국 프로축구가 출범하던 시기에 함께 창단된 포항은 K리그 원년 5개 구단 중 하나로 참가하며, 기업 스포츠 모델의 본보기를 제시했다. 초창기 팀은 서울, 대전 등 중립지 위주의 홈경기를 치렀고, 1987년부터 연고지를 포항으로 확정 지으며 지역 기반의 운영 체제를 갖추게 된다. 1990년대 들어 팀은 박성화 감독, 정영재 감독 등 지도자 아래 꾸준히 성적을 내며 리그 상위권을 유지했고, 특히 1992년, 1993년 연속 리그 준우승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마침내 1992년 K리그 컵 대회(리그컵)에서 첫 우승을 거두고, 1992년 아시아클럽챔피언십에서 3위를 기록하며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1996년에는 ‘포항 아톰즈’에서 ‘포항 스틸러스’로 팀명을 변경하며 지금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했고, 같은 해 창단 첫 K리그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명문 반열에 정식으로 올라선다. 이 시기 라데, 황선홍, 김기동, 고정운 등 이름만으로도 포스 넘치는 전설들이 대거 활약하며 ‘공격 축구의 대명사’라는 인식이 팬들 사이에 굳어지기 시작했다.

아시아를 제패한 강철 군단, ACL 2연패와 황금기(1997~2010)

1997년과 1998년, 포항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운다. 이는 한국 구단 최초의 ACL 2연패였으며, ‘아시아를 제패한 팀’이라는 칭호를 얻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특히 라데, 황선홍, 신태용 등이 이끄는 이 시기의 포항은 아시아 무대를 지배할 수 있는 기술, 체력, 조직력을 고루 갖춘 팀으로 평가받았다. 이후에도 포항은 2000년대 중반까지 K리그와 FA컵을 병행하며 꾸준히 상위권 전력을 유지했고, 2007년에는 바데아 감독 아래서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뤄낸다. 그 해 포항은 K리그 플레이오프를 통해 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2008년에는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2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2009년, 포항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시 한 번 아시아 정상에 오른다. 결승전에서 알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를 꺾으며 세 번째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고, 이는 한국 구단 역사상 유일한 ACL 3회 우승 기록이다. 이 시기에는 스테보, 데닐손, 노병준, 신광훈, 김재성, 황재원, 그리고 골키퍼 신화용 등이 주축이 되어 조직적이고 실리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포항은 또한 유소년 육성 측면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포항제철고, 포철중 등을 기반으로 하는 유스 시스템은 국가대표급 자원을 꾸준히 배출했으며, 이는 팀 전력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00년대 후반까지 포항은 리그 우승 5회, ACL 우승 3회, FA컵, 리그컵 등 각종 트로피를 수집하며 K리그 내 최다 우승 클럽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된다.

세대교체와 강철 DNA, 포항의 정체성과 도전 (2011~2025)

2010년대 초반 포항은 전력 누수와 세대교체 문제로 주춤했지만, 2013년 김학범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 체제에서 다시 한 번 리그를 평정한다. 특히 2013년은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승리를 모두 달성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한 시즌으로, 1998년 이후 약 15년 만의 K리그 정상 복귀였다. 이 시기 신진급 선수인 김승대, 고무열, 신진호, 강수일 등이 활약했으며, 구단은 과감한 리빌딩과 동시에 ‘포항 스타일’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이어갔다. 이후 FA컵에서도 꾸준히 상위 성적을 내며 다크호스 이상의 성과를 거뒀고, 2021년에는 또 한 번의 역사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포항은 2021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며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세웠고, 결승에서는 알힐랄(사우디)에게 아쉽게 패했지만, 결승 진출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였다. 당시 송민규, 임상협, 이승모, 신진호, 강상우 등이 중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2020년대 중반 현재, 포항은 또 다른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도 유스 중심의 팀 운영 철학을 유지하며 K리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포항은 스타보다는 팀워크, 자생력, 육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경기력과 클럽 운영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가장 포항다운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기동 감독 체제는 전술적 유연성과 성실한 조직 운영으로 팀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리그에서 언제든지 우승권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안정적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23~2025년 기준, 포항은 계속해서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선수 구성 면에서도 포항 출신 자원들의 복귀, 신예들의 성장세가 돋보이고 있다. 팬 문화 측면에서도 '포스원'으로 대표되는 서포터즈의 조직력과 응원 문화는 K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며, 홈구장인 포항스틸야드는 '지옥의 원정'이라 불릴 정도로 강력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결론

포항스틸러스는 한국 프로축구가 시작된 그날부터 지금까지 명문으로 남아 있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역사다. 무수한 트로피, 스타, 명승부를 만들어낸 팀이지만 그보다 더 돋보이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스 육성, 지역 밀착, 지속 가능한 클럽 운영 모델은 포항이 가진 '강철 DNA'를 오늘날까지 이어오게 만든 핵심이다. 팬들에게는 항상 믿음을 주는 팀, 선수들에게는 기회의 구단, 리그 전체에겐 경쟁력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포항스틸러스. 다음 K리그 팀 역사 시리즈에서는 또 어떤 전통이 등장할까. 강철은 식지 않고, 포항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