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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팀 역사 7탄: 광주FC (창단 초기, 리빌딩, 전술 혁신)

by simple-min 2025. 4. 26.

광주FC는 대한민국 프로축구에서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팀의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 구단 중심의 K리그 구조 속에서 지역 주민들의 열망과 지자체 주도의 설립이 결합해 2010년에 창단된 이 팀은, 이제 K리그1에서 중상위권을 위협하는 강팀으로 성장했다. 군 팀 상무가 떠난 자리를 시민의 팀으로 메우겠다는 의지를 담아 태어난 광주FC는 빠른 승격과 잦은 강등이라는 굴곡의 역사를 겪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특유의 끈기와 젊은 에너지, 체계적인 육성 전략을 구축해나갔다. 이번 ‘K리그 팀 역사 시리즈’ 7탄에서는 광주FC의 창단 배경, 전환기, 전술 혁신, 그리고 최근 리그를 뒤흔드는 반전까지, 그 뜨거운 행보를 따라가 본다.

K리그 팀 역사 7탄: 광주FC 관련 사진

광주FC의 탄생 배경과 창단 초기 (2010~2014)

광주FC는 2010년, 광주광역시가 주도하고 시민이 동참한 형태로 창단됐다. 이는 기존 연고지였던 광주상무가 상무축구단 운영 주체 변경으로 인해 상무 자체가 연고지를 옮기게 되면서 지역 내 프로축구 공백을 우려한 광주시와 축구계, 시민단체 등이 힘을 모은 결과였다. 특히 상무가 성남으로 떠난 후, 광주는 프로축구 없는 지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시민구단 설립'이라는 대안을 현실화시켰다. 2010년 12월 K리그 가입 승인을 받은 광주FC는 2011시즌부터 K리그에 참가하며 새로운 지역 밀착형 구단의 모델로서 이목을 끌었다. 창단 멤버 대부분이 무명 선수 또는 유소년 출신이었지만, 오히려 이들은 젊은 패기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축구 팬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초대 감독은 소방관 출신으로도 알려진 박광종 감독이었으며, 팀은 창단 첫 시즌부터 거침없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몇 차례의 강등과 승격을 반복하며, 광주FC는 K리그1과 K리그2를 오가는 ‘승강 요정’이라는 별칭도 얻었지만, 이는 팀이 지속적으로 전력을 유지하며 다시 도전하는 에너지의 상징이기도 했다. 시민들의 기부와 지역 기업의 소규모 후원, 광주시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광주는 자생적 운영 기반을 조금씩 다져나갔다.

승격과 강등의 악순환 속 리빌딩(2015~2020)

광주FC는 2014년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대전 시티즌을 꺾으며 K리그1 승격에 성공한다. 2015시즌부터는 K리그1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이 시기 김호영 감독, 이후 남기일 감독 체제에서 팀은 젊은 선수 위주의 역동적인 전술을 시도했다. 예산과 자원이 풍부하지 않았던 광주는 육성과 조직력에 중점을 뒀으며, 고등학교와 유스 시스템과의 연결도 강화하면서 내실을 다졌다. 2016년에는 오르샤(현 울산), 정조국, 여름, 김민혁 등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팀 전력을 끌어올렸고, 정조국은 해당 시즌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팀 전체적으로는 상위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고, 2017년에는 다시 K리그2로 강등되고 만다. 하지만 광주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체계적인 리빌딩에 돌입한다. 박진섭 감독 체제에서 광주는 본격적으로 ‘광주 스타일’을 확립하게 되며, 전방 압박, 빠른 전환, 측면 활용 중심의 현대적 전술이 팀의 색으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특히 2019시즌에는 K리그2를 압도하며 조기 우승을 달성했고, 이 시기 황일수, 윌리안, 여름, 김주공 등이 핵심 자원으로 활약하며 '젊고 빠른 축구'로 주목받았다. 광주는 단순한 잔류가 아닌 경쟁력을 갖춘 K리그1 팀으로 올라서기 위한 준비를 해오며 내실을 탄탄히 다져갔다.

전술 혁신과 ACL을 노리는 팀으로의 진화 (2021~2025)

2020년대 들어 광주FC는 그야말로 반전의 아이콘이 된다. 2022시즌 K리그2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K리그1으로 복귀한 광주는, 2023시즌 K리그1에서 전례 없는 돌풍을 일으킨다. 전남드래곤즈 코치를 시작으로 제주 유나이티드의 수석코치까지 많은 현장 경험을 쌓은 이정효 감독의 전술은 빠르고 세밀한 빌드업, 전방 압박, 활동량을 기반으로 하며, 광주가 보여주는 ‘스피드+조직력’ 축구는 리그 강호들을 당황시킬 정도로 효율적이었다. 특히 유소년 출신 자원들과 외국인 용병의 조화가 뛰어났으며, 공격수 하승운, 허율, 티모, 엄지성, 미드필더 이순민, 수비수 김경재 등이 모두 평균 이하의 연봉 구조 속에서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023시즌 광주는 무려 3위를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첫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성과를 넘어, 시민구단 운영 모델로도 충분히 아시아 무대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2024~2025시즌 현재 광주는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강등권과는 멀어진 안정적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광주의 운영 모델은 고비용 슈퍼스타 대신 체계적 육성과 철저한 분석 기반의 스카우팅에 있다. 경기 스타일뿐 아니라 SNS 콘텐츠, 굿즈 디자인, 팬 소통 등에서 보여주는 세련된 접근도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요소다. 지역 사회 공헌 활동도 활발하며, 특히 광주지역 유소년 육성 프로젝트는 향후 광주가 K리그 내 자생형 전력 강화의 모범 사례로 불릴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결론

광주FC는 K리그에서 가장 ‘지역적이고 현대적인 팀’이다. 시민의 뜻으로 만들어졌고, 리그 최저 수준의 예산으로도 ‘축구다운 축구’를 실현하며, 단단한 팀워크와 전술적 정교함으로 리그 강호들을 위협해왔다. 이들은 리그 승강을 반복하며 경험과 뚝심을 쌓아왔고, 마침내 2023시즌에는 ACL 진출이라는 성과를 통해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지역의 뿌리를 기반으로 글로벌을 바라보는 광주FC는 지금도 조용하지만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K리그 팀 역사 시리즈는 계속된다. 광주의 다음 스텝은 어디일까? 확실한 건, 이 팀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